피부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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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쉐퍼의 에쿠우스, 조재현의 해석으로 다시 태어나다.

<연극열전3, ‘에쿠우스’> 2009년 12월~2010년 3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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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해하고 심오한 내용의 피터쉐퍼의 에쿠우스.

2008년 브로드웨이 공연 시 <해리포터>의 주인공 ‘다니엘 래드클리프’가 출연하여 더 화제가 된 연극 에쿠우스가 2010년 한국 상연 35주년을 맞이하여 더욱 깊어진 작품으로 다가왔다.

연극열전3의 첫 작품으로 2004년에 알런을 연기했던 배우 조재현이 직접 연출을 하고 알런이 아닌 다이사트역을 연기한다.

에쿠우스는 정신과 의사인 마틴 다이사트가 말 8마리의 눈을 찔러 정신병원에 오게 된 17살 소년 알런 스트랑을 치료하면서 일어나는 사건으로, 다이사트가 17세 소년 알런이 저지른 잔혹한 행위에 대한 원인을 밝혀가는 과정에서 아이들을 치료한다는 명목으로 그들의 개성을 파괴하는 자신의 의료행위에 대한 회의감이 폭발하는 내용이다.

몇 년 전 알런을 연기한 경험이 있는 송승환, 조재현이 이번에는 다이사트를 연기하고 어렸을 적부터 사극에서 선 굵은 연기를 선보인 정태우와 영화 ‘천하장사 마돈나’에서 인상 깊은 연기를 보여주었던 류덕환이 알런을 연기한다.

연출을 맡은 조재현은 ‘압축, 난해’라는 단어가 먼저 생각나는 피터쉐퍼의 에쿠우스를 일반관객들에게 선보일 작품이니 쉽게 풀어나가겠다고 말은 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연극관계자나 마니아들, 그리고 이미 에쿠우스를 관람했던 관객들은 이번 연극열전3의 에쿠우스를 쉽게 풀었다고 이야기 한다. 하지만 에쿠우스를 처음 본 관객들은 역시나 연극이 너무 어렵다는 말을 하게 된다. 나 역시 처음 본 연극 에쿠우스는 정말 난해하였고 어떻게 해석을 해야 할지 너무 어려웠다.

말의 눈을 찔러서 정신병원에 오게 되는 알런, 그리고 그런 알런을 치료하며 알런에게 일어난 일을 알아가면서 알런에게 점점 동화되고 나중에는 경외감까지 느끼게 되는 다이사트.

역대 알런 중 가장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보여줬다는 송승환은 이번엔 다이사트를 연기하면서 알런에게 동화되어가는 모습을 잘 표현 한 것 같았다. 살짝 발음이 아쉬웠지만 인자한 의사의 모습을 잘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

왠지 연극 무대에 서 있는 것이 낯설게 느껴졌던 알런 역의 류덕환은 처음부터 나의 생각을 변화시켜 주었다. 에쿠우스의 존재를 너무도 사랑하지만 점점 에쿠우스의 존재 자체를 괴로워하는 모습을 기대 이상으로 너무 잘 연기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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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무엇보다 20, 30대의 여성관객을 사로잡는 것은 8명의 말이 아닐까 생각된다.

말의 모습을 사람이 표현하는 것 자체로 흥미를 느꼈었는데 말을 연기하는 배우들은 정말 말을 보고 있는 것처럼 말의 행동을 잘 표현해 주었고 또 180cm가 넘는 큰 키에 보는 것 자체로 흐뭇하게 만드는 멋있는 배우들의 근육들은 어려운 내용에 자칫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는 극을 더욱 집중할 수 있게 해 주었다.

‘에쿠우스’는 너무 심오하고 어려운 내용의 연극이었지만 보고난 후 왠지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연극이었다.

아직 이 연극이 나에게 전달하려고 하는 메시지가 무엇인지 정확히는 잘 모르겠지만 연극을 보고 난 후, 나에게도 ‘에쿠우스’같은 무언가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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